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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문/영화감상문

[영화감상문] 조커 (토드 필립스, 2019)

by 박기린 2024. 8. 20.

 

 


영화의 기본 정보

영상 제목 : 조커
감독 : 토드 필립스
영화 공개일 : 2019/10/2
본 날짜 : 2024/8/20
영상 길이 : 123분
시청 방법 : 쿠팡플레이 시청

 

 

 


보게 된 동기

다크나이트 시리즈를 엄청 좋아했었기에 ‘조커'라는 캐릭터에 대해 강한 호기심과 호감을 갖고 있었습니다. 히스레저의 조커는 그동안 봐왔던 악역 중에 탑급으로 매력적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던 중, 호아킨 피닉스의 조커가 등장한다는 소식에 강한 매력을 느꼈었습니다. 심지어 조커가 악역이 아니라 주인공으로 나온다는 소식에 꼭 봐야겠다고 다짐했었는데, 뭔가 상황이 겹치고 겹치면서 계속 보는 걸 미루게 됐습니다.

그렇게 잊힐 뻔 했다가, F1 쿠팡플레이를 보고 앱을 끄려던 중 조커 표지를 발견했습니다. 쿠팡플레이에 조커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심지어 좀 있으면 ‘조커 : 폴리 아 되'가 상영된다는 소식까지 알게 되었습니다. 지금이 마지막으로 조커를 볼 기회라고 느꼈고, 그래서 시간을 내어서 봤습니다. 

 

 

 


내맘대로 글쓰기

아서 플렉의 혼동이 관람객에게 온전히 전달되는 굉장히 혼동스럽고 무서운 영화다. 

 

초반

광대노릇하며 하루하루 살아가는 아서플렉의 모습은 힘겹게 살아가는 하층민의 모습과 같았다. 
평범한 하층민과는 다른 점이 있다면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 그래서 상담을 받고 정신과 약을 투병 중이다.
어머니를 지극정성으로 돌보고 있다.

영화 첫 시작에 아서 플렉이 혼자서 웃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 웃음이 전혀 기뻐보이지 않았다. 때로는 억지로 웃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처음에는 ‘광대 연기를 위해 억지로라도 웃는 연습을 하나보다'였는데, 추후 버스 안에서 웃으면서 ‘웃음이 정신질환에 의한 거라는 설명이 담긴 카드'를 보여줄 때에 비로소 이 웃음이 의도된 웃음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다른 하층민과는 다르게, 어머니의 말씀을 잘 따르고 옆에서 열심히 챙겨주는 모습은 의외였다. 대부분의 하층민 가족을 다루는 영화에서는 가족들 간의 불화나 문제거리가 많이 보였기 때문이다. 고담의 영웅인 ‘토머스 웨인 (배트맨 - 브루스 웨인의 아버지)’에게 보내라는 편지도 항상 붙여주고, 우편함도 확인해주고, 심지어 직접 씻겨드리기까지 해준다. 그래서 단순하게 ‘어머니가 공권력에 의해 돌아가시면서 조커가 되는 걸까'라는 생각도 했었다.


중반

영화의 갈등은 아서 플렉에게 쥐어진 ‘권총 한 자루’에서 시작한다. 직장 동료에게 우연히 선물(?)받은 권총을 소지하고 있다가 두 가지 사건이 터진다.
자신을 폭행한 증권사 직원 3명을 살해함.
아동병원에 총을 갖고 간 채로 연기를 하다가, 총이 발각되고, 그대로 해고당함.
이 두 사건은 차례대로 아서 플렉이 조커가 되는 과정을 껑충 뛰게 해준다. 

증권사 3명을 살해하고 나서 공중 화장실로 도망친 조커는 분노와 불안함을 보이는 게 아니라, 오히려 춤을 추면서 즐긴다. 마치 이 무대의 주인공이 된 것마냥 말이다. 이후에 집에 무사히 들어가고나서 뉴스를 보는데, 토머스 웨인은 자신의 증권사 직원 3명을 죽인 범인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보인다. 아서 플렉은 자신이 증권사 3명에게 당한 피해에 대해 생각해주지 않은 채, 하층민의 발언은 들어주지 않은 채, 자기 편인 증권사 3사만 들어주는 토머스 웨인과 그의 말을 따라 동조하는 언론에 분개한다.

또 다른 트리거는 ‘같은 건물에 사는 흑인 여성과 어머니'이다.
우연히 엘레베이터에서 만난 흑인 여성이 등장하는데, 아서 플렉이 우울할 때 갑자기 찾아가서는 냅다 키스를 박고, 심지어 데이트도 즐기고, 힘들 때는 위로도 받는다. 뜬금없이 연인이 되길래 뭔가 수상하면서도 ‘이게 서양 갬성'인가 하면서 봤다. 워낙 미드에서 갑자기 키갈하면서 잠자리를 갖는 장면이 많이 나왔기 때문이다.
항상 어머니는 토머스 웨인에게 편지를 썼고, 아서 플렉은 궁금한 나머지 편지를 몰래 뜯어서 읽는다. 근데 그 편지에 충격적인 내용이 담겨 있었다. 바로 ‘아서 플렉이 토머스 웨인의 아들’이라는 사실이었다.

여기에서 엄청난 혼돈의 양상이 나온다.
어머니의 주장 : 토머스 웨인과 사랑을 했지만, 신분 차이 때문에 밝히지 못했다.
토머스 웨인 : 사실 입양아이고, 어머니가 정신질환을 가진 채 자기와 가진 아이라고 이상한 주장을 펼치고 있다.
아서 플렉은 어머니의 말을 믿고, 아버지가 토머스 웨인이라는 사실만을 부여잡고 직접 찾아가서 따지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실제 기록이 문서로 남아 있는 주립 병원에 찾아간다. 거기서 기록을 확인해보니 ‘실제로 어머니는 정신질환자였고, 아버지의 출신은 미상이며, 온갖 아동폭력을 아서 플렉이 당했을 때 어머니는 방관만 했다. 그때 아들에게 정신질환이 같이 생겼다’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아서 플렉의 정신질환과 멈출 수 없는 웃음은 선천적인 게 아니라 과거의 부모에 의한 참상으로부터의 방어기제였던 것이다. 그렇게 위로를 받고자 같은 건물에 살던 흑인 여성의 집에 찾아갔더니, 알고보니 흑인 여성과 아서 플렉은 전혀 친한 사이가 아니었고, 지금까지의 모든 인연은 아서 플렉이 자작해낸 망상이었던 것이다.
근데 여기서 작가가 일부로 아서 플렉의 아버지에 대한 묘사를 뭉뜽그리게 표현한다. 토머스 웨인이 아버지일 수도 있을 여지를 은근히 남겨놔서 이에 대해 일부러 혼동을 주고 있다.

 


종막

마지막 트리거는 ‘스탠딩 코미디 영상과 머레이'이다.
코미디언이 되어 사람들을 웃기는 주인공이 되길 원한 아서 플렉에게 있어서, 머레이 쇼는 최고의 꿈의 무대였다. 영화의 도입도 머레이의 TV쇼에서 시작한다. 아서 플렉이 스탠딩 코미디를 했던 영상의 녹화본을 머레이가 몰래 입수해서 틀어주고, 전국민의 웃음거리로 만든다. 머레이는 이에 한 술 더 떠서 아서 플렉을 쇼에 초대한다. 아서 플렉은 머레이에 대한 동경도 있었지만, 자신을 조롱거리로 만든 거에 대한 분노가 지펴졌다. 
머레이는 자신과 대화하고 공감하기 위해 부른 것이 아니라, 아서 플렉을 조롱거리로 만들어서 더 많은 반응을 얻기 위함이었다. 아서 플렉은 자신이 이렇게 흑화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대해 아무도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으려고 하고, 오로지 자신들만이 정당하다고 하는 머레이와 토머스 웨인을 비롯한 상류층들에 대해 강한 분노를 쇼에서 과감없이 표출한다. 그렇게 대중들 앞에서 머레이를 살해하고, 광대 시위대의 지도자가 되면서 무대의 주인공이 된다.


쿠키

시위대에게 브루스 웨인의 부모님이 살해당하는 장면과 아서 플렉이 감옥(or 정신 병동)에서 취조 당하다가 빨간 핏자국을 신발에 묻힌 채 걸어나오는 장면 + 도망가는 장면이 나온다. 아마 빨간 핏자국은 취조하는 사람을 죽인 걸 의미하지 않나 싶기도 하다.
배트맨 시리즈에 대한 샤라웃과 더불어 조커의 무대는 다음 편으로 이어진다는 내용을 암시하는 것 같고, 실제로 곧 조커 2편이 개봉된다.


개인적으로 영화를 풀어보기

  • 어떠한 범행과 사회적 파장이 벌어지는 이유는 다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을 수 있다.
  • 어디까지가 아서 플렉의 망상인지는 모르겠으나 결국 그는 주인공이 되었다.
  • 아서 플렉의 웃음은 어둡고 기괴했으나, (아마도) 모든 진실을 마주한 이후로 ‘I thought my life was a tragedy, but it was a fucking comedy’ 라는 대사와 함께 조커로 각성하면서, 진정한 웃음으로 거듭난다.
  • 아서가 해고를 당하면서 진짜 분노를 처음으로 표출하는데, 이때부터 가짜 웃음(정신질환에 의한 웃음)이 줄어든다. 아마 학대에 방어하기 위해 분노와 두려움을 억지 웃음으로 표출했었다가, 이제 정말 분노를 표출하게 되면서 가짜 웃음이 사라진 게 아닐까 싶다.
  • 조커의 개그센스는 너무 재미없긴 하다.
  • 범죄조장물로 보기에는 너무 어렵다. 조커가 악행을 저지르는 서사에 대한 설명이 워낙 상세하기도 하고, 심지어 어머니와 아서 플렉의 억울함이 사실 정신질환의 착각에서 비롯된 부분도 많기 때문이다. 
  • 그럼에도 계급 간의 차이는 여러 방면에서 잘 드러난다. 마치 기생충처럼 말이다. <호화로운 웨인 저택과 그렇지 못한 아서네 집 / 시위대의 시위 현장과 대비되는 찰리 채플린 공연을 보고 있는 상류층들 등등>
  • 호아킨 피닉스는 연기의 천재다. 진짜 원맨 캐리쇼를 봤다.
  • 아서 플렉의 광대 분장에는 입은 분장에 의해 웃는 모습이어도 항상 눈물이 흘러 화장이 번지는 묘사가 자주 나왔다. 하지만, 조커로 각성하면서 웃는 부분의 빨간 화장이 짙어지고 커지며 눈물은 흘리지 않는다.


OST

가장 인상깊은 OST는 막바지에 나온 ‘That's Life · 프랭크 시나트라’였다.
워낙 유명한 노래기도 하지만, 노래의 음과 가사와 대비되는 막장이 되어가는 상황에 더 강렬한 인상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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