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기본 정보
영상 제목 : 인사이드 아웃2
감독 : 피트 닥터
영화 공개일 : 2024.6.12
본 날짜 : 2024.9.8
영상 길이 :96분
시청 방법 : 메가박스
보게 된 동기 + 표지와 제목에 대한 느낀 점
1편을 본 후, 친구와의 약속대로 2편을 보러 갔다.
개봉한 지 3개월이 지났지만, 다행히 상영 중인 메가박스 상영관이 있어서 스크린으로 즐길 수 있었다.
인사이드 아웃1에서 봤는 감정 친구들 뿐만 아니라, 새로운 감정 친구들도 포스터에 보인다. 라일리가 1편 이후로 좀 더 성장한 시점의 이야기라고 하니, 그만큼 감정이 더 풍부해지면서 새 친구들이 등장한 것이라고 쉽게 유추해볼 수 있었다.
내맘대로 글쓰기
1편은 어렸을 때의 감정으로 못 봤던 것에 대해 아쉬움이 있엇다면, 2편은 지금 시점에서 볼 수 있는 것에 감사하다. ‘불안'의 감정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나 역시 불안의 순간과 감정을 직접 경험해보고 극복해낼 때 가능하기 때문이다. 너무 어렸을 때 봤다면 불안과 사춘기를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고, 사춘기 때 봤다면 괜히 현재의 내 모습이 투영되는 것이 싫어 부끄러워하거나 오글거리다면서 제대로 집중하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시점에서 봤기에 온전히 공감하고 마음의 울림을 느낄 수 있었다.
1편에 이어, 2편 역시 스토리 라인은 두 개의 큰 줄기로 나눠진다.
1. 현실의 라일리
2. 라일리의 감정 세계
13살이 된 라일리의 감정은 1편에 나온 감정친구들과 더불어 더욱 풍부해진 감정세계를 가지고 있다. ‘자아'의 등장이 가장 대표적이며, 라일리의 내면은 여러 가지 기억과 함께 기쁨의 자아가 굳건하게 서 있어, 라일리의 행동과 감정선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
라일리는 2명의 하키 친구가 있었는데, 셋이서 같이 하키 캠프에 가게 된다. 이 하키 캠프는 고등학교 진학을 위한 전철로, 라일리에게 있어 새로운 시련이자 세계였다. 그리고 이 기회는 새로운 감정을 낳는다. 바로 ‘사춘기'이다.
사춘기는 ‘불안, 부럽, 따분, 당황, 추억'의 감정을 낳는다. 불안과 부럽은 더 나은 자신에 대한 욕구와 인정받기 위한 욕구를 추구하고, 따분은 냉소적인 면을, 당황은 부끄러운 부분을, 추억은 쌓인 기억에 대한 회고를 담당한다.
‘불안’은 새로운 캠프에서 코치와 선배들에게 인정받고자 하는 열망으로 감정타워의 지휘권을 빼앗는다. 그리고 기존의 감정들을 다 내쫓고, ‘기쁨의 자아’를 기억의 저편에 버린다. 그리고 ‘부럽'과 함께 하키 캠프의 성적을 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불안의 자아’를 만들고자 노력한다.
사춘기가 될 시기인 중학생들은 실제로 경쟁 사회에 진입하는 시점이다. 학업이든 예체능이든 자신의 꿈을 위한 기반을 닦는 동시에, 누가 더 재능이 넘치거나 많이 노력하는 지에 대해 평가를 받고, 순위를 받는다. 이때 처음으로, 뒤떨어지는 것에 대해 불안을 느끼고, 나보다 잘난 친구를 부러워하거나 시샘하는 감정이 든다. 감정이 복잡해지는 사춘기의 시기와 겹치면서 이 감정들은 더욱 어그러지고, 좀 더 예민해지거나 민감해진다. 이 모습 역시 라일리의 내면과 외면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그렇게 쌓아왔던 신념도 저버리게 되고, 부정에 손을 대거나 인간관계를 망가뜨리기도 한다.
자신과 같은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않게 된 친구들에게 배신감도 느끼고, 선배들과 친해지기 위해 신념과 친구를 져버리기도 하고, 자신의 몸이 망가질 때까지 몰아붙이면서 훈련도 하고, 심지어 코치의 기밀문서를 몰래 훔쳐보는 부정까지 저지른다.
최종 테스트 시합 당일에 와서는, 탐욕적으로 점수를 독식하려 하기도 하고, 심지어 과격한 플레이로 인해 친구를 다치게까지 만든다. 그래서 일시 퇴장 조치를 당하고 혼자만의 시간을 갖게 되는데, 이때 라일리는 정신적 불안 증세를 보이면서 영화의 갈등이 극단에 치닫는다.
라일리의 감정 세계에서도 극단에 치닫는다. 기존의 감정 5인조는 계속해서 감정 컨트롤 타워로 복귀하려고 하지만, 매번 실패한다. 그러던 중, 자신들이 필요없다고 격리조치했던 ‘나쁜 기억(흑역사 기억)들’을 발견하는데, 바로 이곳이 기억의 저편이고 ‘기쁨의 자아'가 버려진 곳이었다.
기쁨은 과감한 결정을 한다. 버려진 나쁜 기억들을 터뜨려서, 감정 컨트롤 타워 지하로 돌파하자고 말이다. 타워 지하에는 ‘자아가 생성되는 연못'이 있다. 여기에 기억이 스며들어가면 자아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 ‘나쁜 기억'이 이 못에 들어가게 되면 자아에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는 염려가 있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과감한 결정을 내리고 실행에 옮긴다.
터져나온 나쁜 기억들은 자아의 못에 흘러들어가고, 자아를 변질시킨다. 기존의 감정 5인조는 위로 올라가서 폭주하는 불안이를 진정시키고, 동시에 폭주하던 불안의 자아를 부신다. 불안의 자아가 부셔지자마자, 스며든 나쁜 기억들이 함께 몰려 새로운 자아를 형성하는데, 이때 자아가 기쁨이나 불안과 같은 특정 감정의 자아가 아니라, 동시 다발적으로 여러 감정을 지닌 복합적인 자아가 탕생한다. 즉, 라일리의 긍정적인 모습 뿐만 아니라 부정적이거나 이상한 모습 전부 자아의 일부가 되고, 다양한 자신의 모습을 온전히 인정함으로써 모든 감정이 받아들여진 것이다.
감정의 폭풍이 사그라들고, 자아가 온전히 세워진 라일리는 정신 불안 증세도 고치게 된다. 그리고 친구들에게 다가가서 그동안 자신의 잘못과 친구들에 대한 배신감과 불안함을 솔직하게 전부 털어놓으면서, 친구들과 다시 화해하고 돈독해진다.
자신에 대해 인정하고 남에게 솔직해질 수 있는 힘은 강한 자아에서 비롯된다. 라일리는 사춘기로 난리난 감정 세계의 후폭풍을 통해 더 강한 자아를 얻게 됐고, 해피엔딩을 맞이할 수 있었다.
현실 역시 비슷하다. 사춘기를 겪으면서 새로운 감정에 눈이 뜨이고, 요동치는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여러 고난을 겪는다. 하지만 자신의 복잡해진 감정을 이해하기 시작하면서 잘 추스리게 되고, 타인의 감정에 대해서도 이해하거나 공감할 수 있는 힘을 갖게 된다. 즉, 자아의 성장이 일어나면서 어른의 단계를 한 단계씩 밟아간다. 반대로 말하자면, 이 혼돈의 시기를 잘 이겨내지 못한다면 계속해서 힘들 수도 있을 것이다. 컨트롤되지 않는 감정에 방치된다면, 나이가 먹을수록 더 잡기 힘들어지고, 더 고통스러울 것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필요한 게 무엇이 있을까 생각해보면, 바로 ‘사람'이지 않을까 싶다. 부모님, 선생님과 같은 멘토가 되어줄 어른도 중요하지만, 이번 영화에서 핵심으로 등장하는 주변인물로는 ‘또래'가 있다. 바로, 친구나 선배이다. 사춘기는 또래문화가 중요하기 때문에, 같은 학교를 진학하는 선배와 친구들의 영향을 직접적이면서도 과장되게 영향받는다. 라일리 역시 선배에게 인정받고 어울리려는 생각 속에서 여러 혼동이 일어났고, 이 때문에 친구를 저버리면서 자아를 꺾기도 했디. 하지만 선배들의 진정과 조언은 라일리의 감정에 조금씩 변화의 씨앗을 심어주었고, 친구들의 용서는 라일리의 새로운 자아가 온전히 확립되도록 해주었다.
어른이 되었다고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자신이 처한 상황, 동료에 따라 우리의 자아 또한 변화되기 마련이다. 아마 ‘악의 평범성' 이야기가 여기에서 나올 수도 있을 것이다. 자신의 안전을 위해 상사의 부당한 지시에 따르기도 하고, 불의한 일을 겪으면서 감정이 메말라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럴 때일수록 영화는 우리에게 말해준다. 보다 강한 자아를 가지라고. 그리고 좋은 사람들을 곁에 두라고 말이다. 나에 대해 온전히 이해하고 있는 강인한 자아는 외부에서 나를 흔들어도 굳건하게 설 수 있도록 해줄 것이고, 좋은 사람들은 내가 위기에 빠질 때 많은 도움과 격려를 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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